본문 바로가기
실버산업 50+세대/건강

고령층 느는데, 저출산으로 헌혈층 줄어..."혈액大亂 머지 않았다"

by ∺∺§∺∺ 2018. 6. 15.
728x90
반응형
‘세계 헌혈자의 날’에 텅 빈 헌혈의집

인구 고령화로 수혈 수요 느는데…

저출산으로 헌혈층(10~20대) 얇아지는 이중고

복지부 “혈액大亂 대비해야 한다” 경고

‘세계 헌혈자의 날’인 지난 14일 오전 10시 서울역 앞 헌혈의집. 내부 헌혈침대 7개가 모두 비어 있었다. 한쪽 벽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대기인원 ‘0명’이라는 숫자가 붉게 빛났다. 대한적십자사 직원 3명은 공연히 서류를 들여다봤다. “오늘이 그래도 헌혈자의 날인데..아직 한 명도 안 왔네요”라며 간호사가 멋쩍게 웃었다. 서울역 헌혈의 집에는 하루 7~25명 수혈자가 다녀간다고 한다.

헌혈의 날인 14일 오전 10시, 서울역 헌혈의집에는 헌혈자가 한 명도 없었다. 헌혈의 집에 마련된 7개 헌혈용 침대가 모두 비어 있다./ 안소영 기자

여름철은 특히 혈액이 부족하다. 아픈 사람들이 장기휴가를 내고 수술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혈액의 집에서는 주말 근무시간을 늘리면서까지 혈액 확보에 안간힘을 쓰지만 수요량에는 못 미친다. 이준희 헌혈의집 신촌센터 책임간호사는 “헌혈에 적극적인 10대가 방학이 되면 수혈량도 덩달아 급감한다”면서 “주말에도 저녁 8시까지 남아 헌혈자를 기다리지만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자는 292만8670명이다. 전체 국민 대비 헌혈률은 5.7%에 불과하다. 헌혈자 수는 2015년 308만2918명→ 2016년 286만6330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따라 수혈용 혈액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62만3692유닛→ 442만7828유닛→438만5554유닛→ 427만529유닛으로 감소하고 있다. 혈액용량단위인 유닛(Unit)은 보통 300~500㎖정도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수혈용 혈액이 바닥나는 ‘혈액대란(大亂)’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전체 국민 대비 헌혈률은 5.7%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수혈용 혈액이 바닥나는 ‘혈액대란’을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조선DB

◇저출산으로 줄어드는 헌혈층 “혈액대란 온다”

혈액대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꼽힌다. 수혈이 필요한 고령층은 느는데, 주 헌혈층인 젊은 세대가 저출산으로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헌혈자 10명 가운데 7명이 젊은 세대(10·20대)다. 헌혈 공급 대부분을 학생·군인이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헌혈의 큰 축을 맡고 있는 10·20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데 있다. 10·20대 인구는 2015년 1241만6137명→2016년 1223만9466명→ 2017년 1211만5392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젊은 세대가 줄어드는 만큼 헌혈양도 떨어지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총인구 대비 헌혈가능인구 비율도 2017년 76.6%에서 2030년에는 70.9%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는 것도 헌혈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혈액관리법이 외국 여행자는 귀국 후 한 달이 지나야 헌혈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까닭이다. 이준희 헌혈의집 신촌센터 책임간호사 얘기다. “해외여행자는 일정 기간 헌혈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모르는 시민들이 의외로 많아요. 하루에 3명 정도는 ‘해외여행 사유’로 발길을 돌립니다. 마음 같아서는 정말 다리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피는 수입할 수도 없다. 적혈구, 백혈구, 혈장, 혈소판 등 혈액의 모든 성분을 그대로 뽑아내는 전혈(全血)헌혈은 감염 위험이 있어 해외에서 들여올 수 없는 것이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혈액을 통한 국가 간 질병 전염을 방지하고자 나라 별로 혈액의 자급자족을 권고하고 있다. 김준년 질병관리본부 혈액안전감시과 과장은 “혈액은 공산품·농산물처럼 필요한 만큼 들여오기가 어려워서,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공급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년층 헌혈이 거의 유일한 대안 

혈액대란을 막을 거의 유일한 대안은 중·장년층 헌혈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도 전체 헌혈자의 29% 비중을 차지하는 중·장년층을 2022년까지 42%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헌혈자 10명 중 7명은 10~20대다. 인구 고령화로 혈액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저출산으로 주 헌혈층인 10~20대 인구가 줄면서 혈액 대란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조선DB


원문보기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