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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데몬 시티: 악귀 죽이기' 심층 리뷰: 폭력의 미학과 어설픈 액션의 경계

by ∺∺§∺∺ 2025.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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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데몬 시티: 악귀 죽이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폭력, 또 폭력으로 점철된 작품입니다. 19금 폭력이 주는 원초적인 쾌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이 영화는, 일본 복수극 만화 '오니고로시'를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의 강렬한 폭력성을 스크린에 옮기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원작의 강렬함, 스크린에 옮겨지다


'데몬 시티: 악귀 죽이기'의 원작 만화 '오니고로시'는 카와베 마사미치 작가의 작품으로, 2020년부터 주간 만화 고라쿠에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30-50대 남성 독자를 타깃으로 하는 주간 만화 고라쿠의 특성상, 대부분의 작품이 폭력적인 성향을 띠는데, '오니고로시'는 그중에서도 특히 강렬한 폭력성을 자랑합니다.

주인공 사카타 슈헤이는 한때 암흑가를 공포에 떨게 했던 전설적인 킬러입니다. 하지만 가족을 꾸리면서 과거를 청산하려던 찰나, 정체불명의 조직 '기면조'에게 아내와 딸을 잃고 자신마저 치명적인 부상을 입습니다. 가족 살인 누명을 쓴 채 15년간 코마 상태로 감옥에 갇혀 있던 사카타는, 어느 순간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고 복수를 향한 광기 어린 질주를 시작합니다.

원작 만화는 아직 연재 중이기 때문에, 영화는 원작의 설정을 일부 차용하면서도 독자적인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원작의 강렬한 폭력성과 복수극의 틀은 유지하되, 영화만의 각색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줄거리, 결말 그리고 아쉬운 각색


영화는 사카타가 고노파라는 조직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은퇴를 선언하고 가족에게 돌아가지만, 악귀 가면을 쓴 괴한들에게 아내와 딸을 잃고 자신도 죽음 직전까지 내몰립니다. 12년 후, 폐인 상태로 교도소 병원에 수감되어 있던 사카타는 자신을 죽이러 온 괴한을 만나면서 잃었던 정신과 육체를 되찾고 복수를 시작합니다.

도시를 지배하는 괴한들의 본거지를 하나씩 파괴해나가던 사카타는 딸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딸은 괴한 중 한 명과 함께 살고 있었고, 사카타를 원수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결국 딸의 손에 부상을 입은 사카타는, 딸을 인질로 잡은 악당 보스와 마지막 결전을 벌입니다.

영화 후반부, 칼 한 자루만 들고 수십, 수백 명의 조직원을 쓸어버리며 호텔 꼭대기까지 전진하는 사카타의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특히 비상구 계단을 오르내리며 펼쳐지는 롱테이크 액션씬은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결말은 예상대로 권선징악입니다. 딸은 사카타의 전투를 지켜보며 과거의 기억을 되찾고, 사카타는 치명상을 입은 채로 보스를 처단합니다. 결국 사카타는 딸의 품에서 미소를 지으며 숨을 거두고, 딸이 살아남은 괴한들에게 복수하는 에필로그 영상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원작의 설정을 차용하면서도 2시간 분량의 영화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생략되거나 변형되었습니다. 그 결과, 원작의 깊이 있는 서사와 캐릭터의 매력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19금 폭력의 쾌감, 어설픈 액션에 묻히다


'데몬 시티: 악귀 죽이기'는 19금 폭력 액션 영화를 표방하지만, 액션 연출은 다소 어설픈 느낌을 줍니다. 피는 많이 튀고 칼로 사람들을 베어 넘기는 장면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잔인하거나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액션씬들이 대체로 뻔하고 밋밋하며, 진지한 느와르도 아니고 판타지도 아닌 어정쩡한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은 초인적인 힘과 민첩함을 보여줍니다. 총알을 눈으로 보고 피하거나 칼로 막는 장면은 현실성을 완전히 벗어나 몰입을 방해합니다.

'존 윅'이나 '킬 빌'과 같은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데몬 시티: 악귀 죽이기'는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한 어설픈 액션 영화에 가깝습니다.

 

평점과 평가: 아쉬움 속에 남은 가능성


영화 평점 사이트 IMDb에서는 5.6/10이라는 다소 낮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냉정한 평가라 할 수 있습니다.

'데몬 시티: 악귀 죽이기'는 원작의 강렬한 폭력성을 스크린에 옮기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어설픈 각색과 액션 연출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쿠타 토마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과 일부 액션씬은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만약 후속작이 제작된다면,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영화만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각색과 액션 연출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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