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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산업 50+세대/기사

‘스님하고 사는 여자, 수녀하고 사는 남자’… 온라인 달군 ‘섹스리스’

by ∺∺§∺∺ 2018.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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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지만 성관계를 거의 갖지 않는 ‘섹스리스(sexless)'가 주말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궜다. ‘섹스리스'는 보통 최근 1년간 성관계 횟수가 월 1회 이하일 때를 가리킨다. 사연을 올린 이들은 신체 기능에 아무 문제없는 건강한 남녀로 외도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남편이나 아내가 아무런 이유 없이 부부관계를 거부하고 있다며 배우자가 성관계를 기피하는 이유와 이혼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올해 결혼한 지 14년 차라는 40대 여성 A씨는 남편과 성관계를 맺지 않은 지 무려 12년이나 됐다고 했다. 9세 연상인 남편은 첫날밤부터 이상했다면서 쌍둥이 아이 출산 이후 잠자리가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남편에게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했다. 신혼 때 호르몬부터 비뇨기까지 검사했는데 모두 정상이었다고 적었다. 정서적인 문제로 여겨져서 부부클리닉 상담을 받아보려고 했으나 남편이 한사코 거부했다고 한다.

두 딸은 둔 남성 B씨는 아내가 부부관계를 기피하고 있다고 했다. 가벼운 스킨십도 피하는 통에 부부싸움이 잦아졌다고 한다. 예전에는 거의 관계를 맺지 않다가 최근 구걸하듯이 요구해서 한 달에 2회 정도 관계를 맺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이들 남녀의 사연에는 수백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졌다. 치료나 상담을 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네티즌은 자신도 13년차 섹스리스라며 ‘육아와 직장 스트레스’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일반적인 통계와 달리 요즘 부부들 과반이 섹스리스일 것”이라며 “남성들은 직장 스트레스를 여성들은 육아 문제를 들어 잠자리를 기피하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했다.

전문가들 또한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2012년 ‘섹스리스 커플의 증가와 부부 만족’ 리포트를 발간한 양정선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아일보에 “일과 육아를 함께 해야 하는 취업 여성들에게서 섹스리스 성향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여성들은 몸이 힘들어 성에 대해 흥미를 잃고, 이것이 섹스리스와 저출산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 40대 남성이 섹스리스 성향을 띠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은 업무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최근 남편(남자친구)의 성관계 빈도수가 낮아진 이유’로 여성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이 바로 스트레스 등 업무적 요인(33.8%)이었다.

2016년 강동우 성의학연구소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혼자 743명 가운데 성관계가 월 1회 이하이거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을 더한 '섹스리스'는 36.1%로 나타났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섹스리스의 비율도 높아져 50대 이상 기혼자는 43.9%에 달했다.

결혼 기간별로 보면 11~20년차 부부는 30.7%, 21~30년차는 37.2%, 31년차 이상은 53.9% 등으로 점차 섹스리스 비율이 높아졌다.

성생활을 기피한다는 네티즌들은 저마다 부부가 각방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 설문에서도 각방을 사용하는 부부의 섹스리스 비율은 64.9%로, 같은 방을 쓰는 경우(23.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네티즌들은 섹스리스 현상을 ‘한국 문화’라는 주장에 동의를 보냈다. 유독 육아에 올인하고 집안 살림에 치이는 문화 때문에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남편들의 가정 내 설자리가 줄어들면서 ‘초식남’이 됐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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