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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의 부양 의무에 지친 ‘낀 세대’로 여겨졌던 50, 60대 한국인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하려는 의지가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에도 새로운 직업이나 적극적인 여가 활동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는 ‘리본(Re-born) 세대’의 등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060 리본 세대들은 결혼에 대한 인식부터 달랐다. 이혼을 고민하는 친구에게 해주는 조언으로 ‘졸혼(卒婚)’과 ‘이혼’을 선택한 응답이 각각 20.9%나 됐다. 33.0%는 ‘간섭하지 말고 각자 생활을 즐기라’고 답했다. 이전 세대처럼 ‘참고 살라’는 응답은 4명 중 1명에 그쳤다.
또 가장 소중한 존재로 ‘나 자신’을 꼽은 응답이 5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배우자(40.3%), 자녀(33.4%), 부모·형제(28.3%)가 뒤를 이었다.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챙기던 부모 세대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리본 세대들은 자녀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어 했다. 특히 시집살이를 경험한 신(新)중년 여성들은 며느리에게 ‘시월드’를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했다. 여성 응답자의 48.6%는 ‘초대받을 때만 자녀 집에 간다’고 했고, 27.7%는 거의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회사와 가정에 얽매여 살았던 데서 벗어나 나 자신을 위해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특히 55세 이하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재취업이나 창업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도전하고 싶은 자격증으로 조리사가 34.9%로 가장 많았고 외국어(34.1%), 공인중개사(32.0%) 등의 순이었다.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로는 ‘휴양지에서 한 달 살아보기’(58.5%), ‘세계 일주 하기’(52.6%), ‘사회에 의미 있는 일 하기’(47.4%) 등이 꼽혔다.
연구를 진행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1990년대 등장했던 X세대가 50대에 접어들면서 이전 부모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며 “중년 세대를 흔히 부모, 자식 사이에 ‘낀 세대’로 보는데 오히려 나를 찾아가는 ‘깬 세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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