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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분야 배제, 연구 참여자 일부는 못 받아
현대 과학계 흐름 반영해야…목소리 높아져
1901년 시작된 노벨상은 과학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100년 이상 수상 기준과 수상 분야의 틀을 고스란히 이어온 탓에 현대 과학의 흐름을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과학비평론가들은 수상 분야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우주 배경 복사의 기원과 은하단의 형성에 중요한 기여를 한 영국 천체물리학자 마틴 리스 박사는 “노벨상에는 화학, 물리학, 그리고 생리의학 단 세 가지 분야만 있다”며 “컴퓨터 과학이나 로봇 공학 또는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국제적 담론이 오가는 환경 과학 분야도 무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더 중요시 여겨지는 연구가 있음에도 세 분야에 맞는 연구자들에게 상이 수여되고 있다. 브라이언 키팅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샌디에이고) 박사는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누구인지, 그들에게 상을 준 사람은 또 누구인지조차 잘 모르는 실정”이라며 “노벨상은 구시대적 과학에만 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력의 시대에서 천재 한 명 찾기
또 하나의 문제는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 일부는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대에 이르러 과학자들 간에 교류가 활발해지고, 연구 규모도 커지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협력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노벨상에는 몇 명이 참여한 연구든 그중 단 세 명만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키팅 박사는 “한두 명의 천재적인 과학자가 마치 다른 누구의 도움 없이 그 업적을 이뤄냈다는 잘못된 견해를 일반인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가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이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은 중력파를 발견한 공로로 킵 손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교수를 비롯한 3명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사실 중력파 최초 관찰에는 10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함께 참여해 공동논문을 냈다. 이중에는 한국인 과학자 14명도 포함돼 있다. 중력파 발견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는 다를지언정, 이중 세 명에게만 노벨상을 수여하는 건 잘못됐다는 것이다.
마틴 박사는 “최고의 과학자조차 모든 분야에 지식이 출중한 건 아니다”라며 “노벨상은 특정 몇 명만이 그것을 찾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며, 어떤 경우엔 그들의 지위가 중요하게 작용된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구 단체의 이름으로 노벨상을 준 선례들을 들었다. 2007년 지구 온난화에 관한 연구를 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이 대표적인 예다. 국제적십자 또한 세 차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키팅 박사는 “이런 것들이 노벨상의 잘못된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사례”로 말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현대 과학계 흐름 반영해야…목소리 높아져
지난 2017년 스웨덴 스톨홀름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 모습. 노벨상은 100여 년 동안 구시대적 틀을 유지하면서 현대 과학의 흐름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벨위원회 제공.
1901년 시작된 노벨상은 과학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100년 이상 수상 기준과 수상 분야의 틀을 고스란히 이어온 탓에 현대 과학의 흐름을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과학비평론가들은 수상 분야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우주 배경 복사의 기원과 은하단의 형성에 중요한 기여를 한 영국 천체물리학자 마틴 리스 박사는 “노벨상에는 화학, 물리학, 그리고 생리의학 단 세 가지 분야만 있다”며 “컴퓨터 과학이나 로봇 공학 또는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국제적 담론이 오가는 환경 과학 분야도 무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더 중요시 여겨지는 연구가 있음에도 세 분야에 맞는 연구자들에게 상이 수여되고 있다. 브라이언 키팅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샌디에이고) 박사는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누구인지, 그들에게 상을 준 사람은 또 누구인지조차 잘 모르는 실정”이라며 “노벨상은 구시대적 과학에만 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력의 시대에서 천재 한 명 찾기
또 하나의 문제는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 일부는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대에 이르러 과학자들 간에 교류가 활발해지고, 연구 규모도 커지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협력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노벨상에는 몇 명이 참여한 연구든 그중 단 세 명만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키팅 박사는 “한두 명의 천재적인 과학자가 마치 다른 누구의 도움 없이 그 업적을 이뤄냈다는 잘못된 견해를 일반인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가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이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은 중력파를 발견한 공로로 킵 손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교수를 비롯한 3명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사실 중력파 최초 관찰에는 10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함께 참여해 공동논문을 냈다. 이중에는 한국인 과학자 14명도 포함돼 있다. 중력파 발견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는 다를지언정, 이중 세 명에게만 노벨상을 수여하는 건 잘못됐다는 것이다.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중력파 발견에 참여한 과학자들 명단 중 일부. 논문에서 세 장에 걸쳐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 명단이 적혀있다. 이들 중 단 세 명만 노벨상을 받았다. 미국물리학협회 제공
마틴 박사는 “최고의 과학자조차 모든 분야에 지식이 출중한 건 아니다”라며 “노벨상은 특정 몇 명만이 그것을 찾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며, 어떤 경우엔 그들의 지위가 중요하게 작용된다”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구 단체의 이름으로 노벨상을 준 선례들을 들었다. 2007년 지구 온난화에 관한 연구를 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이 대표적인 예다. 국제적십자 또한 세 차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키팅 박사는 “이런 것들이 노벨상의 잘못된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사례”로 말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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