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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산업 50+세대/일자리

2억2000만 '노인大國' 중국… 실버산업, 新성장 산업으로 뜬다

by ∺∺§∺∺ 2017.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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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산업 급성장하는 중국]

- 2015년 전세계 노인의 23% 차지
2014년 4조→2050년 106조위안… 中노인층 잠재구매력 급팽창할듯

- 中 실버용품 소비 크게 늘어
건강보조식품 판매량 年36% 성장, 성인용 기저귀 소비량 年40% ↑

- 노인 관련 시설 건립 붐
中 전역에 80여개 실버타운 건설… 서민층서는 양로원 인기 치솟아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전직 대학교수인 후칭잉(85)씨는 베이징 근교의 한 실버타운에 산다. 수영장과 체육관이 갖춰진 이곳에는 그를 포함해 1600명의 은퇴자가 생활한다. 평균 연령 82세인 이웃 대부분은 교수, 고위 공무원 출신의 중산층이다. 열 명 중 세 명은 자녀들이 해외에 나가 있어 함께 살 가족이 없다.

후씨는 가구와 가전제품은 물론 전담 간호사 호출 버튼까지 갖춘 방 두 개를 쓰며 월 7000위안(약 120만원)을 낸다. 방 크기에 따라 월세는 5000위안에서 1만3000위안까지 다양하다. 이 실버타운을 운영하는 얀다그룹은 오는 2018년까지 32억위안(5400억원)을 투자해 방 8000개를 가진 실버타운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는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이곳을 둘러보러 오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300~400명이나 돼 안내 담당자들이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다.

양로 서비스 같은 실버산업이 중국에서 신성장 산업으로 뜨고 있다.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고령화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을 '실버산업의 메카'로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초고속 고령화로 급성장하는 중국 실버산업

현재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억2000만명. 2015년 기준 중국 전체 인구 13억5000만명의 16% 수준, 전 세계 60세 이상 노인 인구의 23%나 된다.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030년엔 미국 전체 인구(3억5000만명)를 따라잡고 2050년이 되면 무려 4억40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때가 되면 중국의 생산 가능 인구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전체 인구 면에선 중국이 2024년쯤 인도에 인구 1위 자리는 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 때문에 '노인 대국' 지위는 적어도 이번 세기 안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인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지만, 실버산업에는 막대한 기회가 된다. 중국노령과학연구중심에 따르면, 중국 노년층의 잠재 구매력은 2014년 4조위안(678조원)에서 2020년 9조2000억위안으로 커진 뒤 2030년 26조7000억위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50년에는 106조7000억위안(1경80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건강식품과 성인용 기저귀 같은 각종 노인용품, 가족을 대신한 양로 서비스, 실버타운과 같은 양로부동산, 각종 보험과 연금 등 실버 금융이 중국의 산업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노인용품·건강식품 소비 급증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나라별로 '건강을 위해서라면 추가적인 지출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설문을 했더니 73%의 중국인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전 세계 평균 61%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치였다. 건강을 챙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건강보조식품 소비다. 중국의 건강보조식품 판매량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평균 36%씩 성장해 2437억위안(40조원) 규모로 커졌다. 노인 대국 일본마저 제쳤다. 2020년이 되면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2015년의 두 배인 4803억위안(81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식품 업체인 스위스 네슬레 등 글로벌 업체들은 이미 발 빠르게 중국 실버시장을 파고들었다. 네슬레는 지난 5월 중국에서 새 분유 제품을 출시했다. 영·유아용이 아닌 '중·노년 영양분유'였다. '뇌 기능 유지를 위한 성분을 강화했다'는 등의 문구로 50대 이상 고령층을 공략하고 있다.

노인용품 소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성인용 기저귀다. 2015년 중국의 성인용 기저귀 소비량은 28억6000만개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아용 기저귀의 소비 증가율 12.7%보다 더 빠른 성장세였다. 중국노령과학연구중심에 따르면 중국의 요실금 인구는 2015년 1945만명에서 2020년 224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 요양이 필요한 노인까지 합치면 성인용 기저귀가 필요한 인구는 4000만명이 훌쩍 넘는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성인용 기저귀 수요는 한 해 585억장에 달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그의 10% 수준인 61억3200만장에 그치고 있다. 아직 성인용 기저귀 보급률이 극히 낮은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성인용 기저귀 소비량은 2015년을 빼고는 매년 40% 이상씩 성장, 일회용 위생용품 중에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실버타운 붐

중국 생명보험사들은 대도시에 실버타운을 건설해 운영하면서 실버타운 입주권이 포함된 연금보험을 팔고 있다. 중국 타이캉생명은 2015년 베이징에 이어 최근 상하이에 3000명 규모 실버타운을 오픈했다. 앞으로 2년간 광저우·청두·쑤저우·싼야·우한·항저우 등에도 줄줄이 실버타운을 낼 예정이다. 국영 부동산 기업들도 양로부동산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완커(萬科), 바오리(保利) 등 대형 부동산개발사들은 중국 전역에서 80여 개 실버타운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실버타운은 가입비가 100만위안(1억6500만원)에 이른다. 중국도 '부모는 자녀가 봉양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핵가족화로 이런 전통도 변하고 있다. 중국의 부호연구소인 상하이 후룬연구소가 1000만위안(16억5000만원) 이상 자산을 가진 111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은퇴 이후 집에서 지내겠다는 비율은 63%로 예전 조사(85%)보다 줄어들었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지면서 더 이상 자녀에게 기대려 하지 않는 노인들과 직장 때문에 부모를 모시기 힘든 자녀들 사이에서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서민층에서는 양로원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베이징의 일부 인기 양로원은 대기자가 많아 100년을 기다려도 입주하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중국 양로 서비스 산업의 경우 약 72%가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이다. 민간자본에 의한 투자가 부족해, 현재 양로원들로는 중국 전체 노인의 3%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을 만큼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attic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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